소설을 왜 쓰느냐고 묻는다면 말하고 싶다. 그 소설이라는 '집'에서만이 내 영혼과 육체가 안심할 수 있다고. 영혼이 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는 귀 밝은 사람들을 만난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친구가 말했다. 소백산 비로봉에 올라서서 나무들의 지붕인 하늘을 비로소 느끼게 되었다고. 비로봉 나무들의 하늘을 향한 염원을 자신의 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나무들의 영혼과 소통한 것이다. 나는 염원한다. 지상에 뿌리를 튼실히 내리고 머리는 하늘로 향하면서 이 세상과 소통하리라.